글/왕국의 마지막 후계자

여덟 번째 이야기: 그림자 속의 적

도리도리도리 2025. 4. 3. 11:40
반응형

문장을 손에 넣고 은신처를 벗어난 엘리아스와 동료들은 항구를 떠나는 배 위에 있었다. 바다 위로는 희미한 안개가 끼어 있었고, 멀리서 번개가 치는 것만이 어둠을 가르는 유일한 빛이었다. 엘리아스는 문장을 품에 안고 바다를 응시하며 자신의 미래를 곰곰이 생각했다. 이제 그는 단순한 소년이 아니었다. 그는 왕국의 운명을 짊어진 후계자였다.

리안나가 그의 곁에 다가와 조용히 말했다. “문장은 너의 것이 됐지만, 이걸 가지고 있다고 해서 모든 게 해결되는 건 아니야. 암흑 세력은 우리가 문장을 손에 넣은 걸 알게 되면 가만히 있지 않을 거다.”

엘리아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고 있어.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겠지. 하지만 나도 알아야겠어.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 문장을 원했는지. 그리고 그들이 이 문장을 통해 뭘 하려는지.”

카이아는 갑판 한쪽에서 마법진을 그리며 말했다. “문장은 단순한 유물이 아니라, 왕국의 본질을 담고 있어. 누군가 이걸 악용한다면 왕국 전체를 암흑 속으로 끌고 갈 수도 있어. 하지만 너라면… 그걸 되돌릴 수도 있겠지.”

엘리아스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문장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의 생각은 곧 멈췄다. 갑자기 바다 위에서 불길한 기운이 느껴졌다. 멀리서 검은 선체를 가진 배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갑판에서 낮은 경고음이 울렸다.

리안나가 검을 꺼내며 외쳤다. “암흑 세력의 추격이다! 전투 준비를 해야 한다.”

엘리아스는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그는 방금 얻은 문장을 보호해야 했고, 무엇보다 이곳에 있는 동료들을 지켜야 했다. 처음으로 그는 자신이 싸움의 중심에 서게 될 것임을 깨달았다.

적의 배는 속도를 올리며 다가왔다. 그 선봉에 선 인물은 검은 망토와 은빛 가면을 쓴 강력한 전사였다. 그의 손엔 강력한 마법 기운이 깃든 검이 들려 있었다. 엘리아스는 그가 단순한 적이 아니라, 밤의 칼날에서도 상위 계급에 있는 자라는 것을 직감했다.

전투가 시작되었다. 카이아는 번개 마법을 쏘아내며 적의 배를 견제했고, 리안나는 날렵한 몸놀림으로 적들과 맞서 싸웠다. 엘리아스는 처음엔 방어적인 자세로 적의 공격을 피했지만, 곧 자신의 검에 깃든 힘이 깨어나는 것을 느꼈다. 그의 검은 단순한 강철이 아니었다. 마치 문장의 힘이 그의 검을 통해 흘러나오는 듯했다.

적의 선봉에 선 전사가 갑판 위로 뛰어올라 엘리아스와 마주섰다. “이 문장은 우리의 것이다. 너 같은 풋내기가 감히 다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엘리아스는 그의 도발에 물러서지 않고 맞섰다. “난 왕국의 후계자다. 이 문장은 내 운명의 일부야. 넌 그것을 빼앗지 못할 거다.”

두 사람의 검이 부딪혔다. 그 순간, 엘리아스는 자신이 더 이상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그의 검은 점점 더 밝게 빛나기 시작했고, 선봉의 전사는 엘리아스의 힘에 밀리기 시작했다. 마침내, 엘리아스는 그를 쓰러뜨리고 문장을 안전히 지켜냈다.

전투가 끝난 후, 리안나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오늘은 이겼지만, 이들이 계속 따라올 거야. 문장은 그만큼 중요한 것이니까.”

엘리아스는 문장을 꽉 쥐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이제 더 이상 도망치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가 해야 할 일은 문장을 지키는 것을 넘어, 이 문장을 통해 왕국의 미래를 다시 세우는 것이었다.


다음 편 예고:
엘리아스와 동료들은 마침내 다음 목적지인 황금 사원의 폐허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왕국의 과거와 미래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찾게 되지만, 동시에 새로운 적의 음모에 직면하게 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