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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왕국의 마지막 후계자

열 번째 이야기: 선택의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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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번째 이야기: 선택의 갈림길

황금 사원의 예언을 마주한 이후, 엘리아스는 깊은 침묵에 빠졌다. 예언서는 분명히 말했다. 왕국의 재건은 피의 대가 없이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그 피는 엘리아스와 가장 가까운 이 중 하나의 것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카이아는 조용히 엘리아스의 곁으로 다가왔다. “우린 네가 무슨 걸 봤는지 다 알 순 없어. 하지만 어떤 미래든, 그건 아직 정해지지 않았어.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바뀔 수 있어.”

리안나는 여전히 예언서의 마지막 구절을 곱씹고 있었다. 그녀의 눈엔 오랜 전투의 경험에서 나오는 불안감이 서려 있었다. “예언이란 건 때로 진실보다 더 위험한 법이지. 누군가는 그것을 이용하려 할 테고… 또 누군가는 그걸 막기 위해 모든 걸 걸지도 몰라.”

엘리아스는 고개를 들고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나는 누구도 희생시키지 않겠어. 그게 나일지라도. 왕국의 부활이란 이름 아래서 누군가를 잃는다면… 그건 진정한 왕국이 아니야.”

그는 문장을 다시 품에 안고 결심을 굳혔다. 다음 행선지는 ‘검은 별의 요새’였다. 그곳은 오래전 반란군의 마지막 근거지였으며, 현재는 이름 모를 세력이 점거한 상태였다. 예언서에 따르면, 그곳에 *“미래의 열쇠를 쥔 자”*가 있다고 되어 있었다.

요새로 향하는 여정은 고되고 험난했다. 척박한 황무지를 지나고, 그림자 같은 존재들이 나타나는 밤의 사막을 건너야 했다. 그러나 엘리아스의 걸음은 단단했다. 그는 더 이상 자신의 운명에서 도망치지 않았다.

그리고 며칠 뒤, 일행은 드디어 검은 별의 요새에 도착했다. 폐허가 된 성벽 안은 예상보다 조용했지만, 그 고요함 속에는 숨 막히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요새의 심장부에는 낯익은 얼굴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제드였다. 황금 사원에서 문장을 시험했던 자, 이제 그는 다른 표정으로 엘리아스를 마주했다.

“잘 왔다. 마지막 선택을 하기 위해, 여기에 와야 했지.”

엘리아스는 그에게 다가가 물었다. “내가 뭘 선택해야 하는가?”

제드는 조용히 대답했다. “왕이 되기 위한 조건… 그것은 단지 문장을 갖는 것이 아니다. 너는 결국, 지켜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요새 깊은 곳, 운명을 바꿀 시험이 기다리고 있었다.


다음 편 예고:
검은 별의 요새에서 엘리아스는 운명의 시험에 직면한다. 그는 동료들과의 유대, 과거의 진실, 그리고 미래의 책임 사이에서 가장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 왕국의 운명이 그의 손끝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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