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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왕국의 마지막 후계자

스물일곱 번째 이야기: 빛의 맹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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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일곱 번째 이야기: 빛의 맹세

전장 곳곳이 기억을 잃은 이들로 가득한 와중, 왕국의 중심 자일렌에서도 이상 징후가 포착됐다. 제국은 비밀리에 ‘기억 주입 장치’를 자일렌 인근에 설치하고 있었고, 그 장치는 인위적으로 기억을 바꾸는 기술—기억 조작—을 실현하려 하고 있었다.

카이아는 왕국의 고대 기억서고에서 관련 마법의 원천을 추적해냈다. 그 근원은 바로 아스테론 왕국 초기, 배반자 마도사 벨레리스가 설계한 ‘의식 파편화 주문’. 제국은 이 기술을 되살려 전 대륙을 재설계하려는 것이었다.

이에 엘리아스는 자일렌 대광장에서 연합의 결의를 다시 선언했다.
“우리는 빛의 맹세 아래 이 땅의 진실을 지켜왔다. 이제 그 맹세가 시험받는 순간이다. 제국이 지우려는 것은 기억이 아닌, 진실이다.”

동시에 리안나와 제드는 정예 병력을 이끌고 장치가 설치된 산악 지역 티아네 계곡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제국의 선발대와 충돌이 벌어졌고, 격전 끝에 장치 일부를 파괴하는 데 성공했지만, 기술의 핵심 설계도는 여전히 남아 있었다.

사엘은 남은 희망을 언급했다. “기억은 지워질 수 있지만, ‘공명하는 감정’은 사라지지 않아. 만약 우리가 기억을 되살리는 대신, 감정의 잔향을 남길 수 있다면—사람들은 스스로를 다시 찾을 수 있을 거야.”

엘리아스는 조용히 검을 거두며 말했다.
“이 전쟁은 칼보다 깊은 싸움이다. 이젠 각자의 ‘진심’을 꺼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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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편 예고:
제국의 기억 조작 계획이 본격 가동되는 가운데, 엘리아스와 동료들은 감정 기반 마법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 나선다. 각자의 과거와 믿음을 무기로 삼는 싸움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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