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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왕국의 마지막 후계자

스물여덟 번째 이야기: 기억의 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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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여덟 번째 이야기: 기억의 공명

제국의 기억 조작 장치가 점차 완성되어 가는 가운데, 엘리아스는 사엘, 카이아와 함께 감정 기반 마법을 연구하기 위해 고대 사원의 유적지, 라크넬의 심장으로 향했다. 이곳은 전설에 따르면, 왕국 건국 이전부터 ‘감정이 형체를 가지던 땅’으로 알려져 있었다.

사원 내부는 시간이 멈춘 듯 정적에 휩싸여 있었고, 중앙에는 붉은 크리스탈이 떠 있었다. 카이아는 그것이 바로 ‘공명의 정수’라 불리는 유물이며, 이 정수를 통해 개개인의 감정 잔향을 마법적으로 증폭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정수를 깨우기 위해선 하나의 감정이 진실되어야 했다. 엘리아스는 눈을 감고, 여정 동안 마주한 사람들—가족 없이 자란 시절, 리안나와의 신뢰, 카이아와의 희생, 제드의 충성과 사엘의 희망—그 모든 감정을 꺼내어 정수에 불어넣었다.

그러자 크리스탈은 휘광처럼 빛났고, 엘리아스의 심장에 새로운 문양이 새겨졌다. 그것은 왕국의 문장과도, 전설의 각인과도 다른 새로운 형태의 마법—기억의 공명이었다.

엘리아스는 이 힘을 활용해, 기억이 지워진 사람들의 감정 중심부에 접촉할 수 있게 되었고, 단순한 기억 회복이 아닌 ‘존재의 감각’을 되살리는 것이 가능해졌다.

그는 다시 연합의 앞에 섰다.
“제국은 우리를 조종하려 한다. 하지만 감정은 그 누구도 설계할 수 없다.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무엇을 느껴왔는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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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편 예고:
감정 공명 마법을 무기로 삼은 연합은 제국의 기억 재설계 본부를 향해 진격을 시작한다. 엘리아스는 그 안에서 마지막으로 자신의 기억, 그리고 숨겨진 진실과 마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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