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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왕국의 마지막 후계자

네 번째 이야기: 첫 번째 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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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의 항구는 한낮이 되어도 안개가 짙게 깔려 있었다. 좁은 골목마다 수상한 그림자들이 어른거렸고, 거리의 상인들은 모두 조용히 눈빛만 교환할 뿐이었다. 엘리아스는 리안나와 카이아를 따라 항구의 어두운 뒷골목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그들이 만난 이는 항구에서 명성이 자자한 정보상, 노드였다.

“왕국의 문장을 찾고 있다라... 재미있는 일이군.” 노드는 불량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하지만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밤의 칼날은 아무에게도 자비를 베풀지 않아. 특히 왕실과 연관된 물건을 탐내는 사람에겐 말이지.”

노드의 안내로 그들은 항구의 구석진 곳, 오래된 선착장 근처에 위치한 작은 창고를 향했다. 그곳에 밤의 칼날 조직이 자주 드나든다는 정보였다. 그러나 접근하는 순간, 창고 주변에는 이미 조직원들이 지키고 있었다. 두꺼운 갑옷을 입은 자들, 검은 망토와 가면을 쓴 그림자들이 곳곳에 숨어 있었다.

리안나는 조용히 말했다. “엘리아스, 이건 네가 처음으로 직면하는 진짜 시험이다. 문장을 되찾기 위해선 싸움을 피할 수 없을 거야.”

엘리아스는 긴장된 숨을 내쉬었다. 싸워본 적이 없었던 그는 자신의 검을 쥔 손이 떨리는 것을 느꼈다. 카이아가 옆에서 속삭였다. “네가 무언가를 지키고자 한다면, 지금 그걸 보여줘야 해.”

그때였다. 창고 문이 열리며 밤의 칼날 조직원 중 한 명이 나타났다. 그는 엘리아스를 보자마자 칼을 뽑으며 공격을 감행했다. 엘리아스는 처음엔 그저 방어하기 급급했지만, 점차 감각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그의 검술은 어딘가 본능적이었다. 마치 오래전부터 몸에 배어 있던 기술이 되살아나는 것 같았다.

카이아는 그의 뒤에서 화염 마법을 사용하며 적들을 견제했고, 리안나는 날렵하게 적들의 공격을 피하며 그들의 허점을 노렸다. 전투는 점점 치열해졌지만, 엘리아스는 한 가지 확신이 들었다. 그는 자신이 이겨낼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몇 번의 격렬한 교전 끝에 조직원들은 모두 쓰러졌다. 리안나가 다가오며 말했다. “잘했어, 엘리아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해. 진짜 적들은 더 깊이 숨어 있을 거야.”

엘리아스는 땀에 젖은 이마를 닦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첫 번째 시험을 통과한 그는 조금 더 자신감을 얻었다. 하지만 그는 알았다. 앞으로 더 큰 위기와 더 어려운 선택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문장은 단순한 상징이 아니었다. 그것은 그의 운명을 열어줄 열쇠였다.


다음 편 예고:
밤의 칼날의 본거지에 다가서며, 엘리아스와 동료들은 은밀히 문장을 보관한 곳으로 침투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배신과 충격적인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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