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덟 번째 이야기: 타락의 문턱
아르카나스의 부활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다. 엘리아스와 동료들은 마지막 봉인 장소인 ‘흐르는 그림자의 제단’으로 향했다. 그곳은 마법의 균열이 가장 심한 지역이었고, 주변의 생명체조차 미쳐버리거나 변이된 채 배회하고 있었다.
제단 근처에서, 마법의 기류가 카이아에게 이상하게 작용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손끝에서 흘러나오는 마나가 어두운 빛을 띠더니, 이내 그녀는 쓰러졌다. 리안나가 급히 달려가 부축했지만, 그녀의 눈동자는 이미 검붉은 기운에 잠식되어 있었다.
“카이아… 정신 차려!”
엘리아스는 곧바로 검을 꺼냈지만, 공격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녀를 지키기 위함이었다. 사엘이 외쳤다. “그녀는 ‘혼돈의 기생 마법’에 노출된 거야. 타락이 완전히 진행되기 전에 봉인의 빛으로 정화해야 해!”
엘리아스는 고민 없이 빛의 정수를 사용했다. 그러나 이번엔 정수가 반응하지 않았다. 그때, 그의 마음속에 칼리안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정화란 힘이 아니라, 연결이다. 너와 그녀 사이의 믿음, 그것이 정수의 진짜 형태다.”
엘리아스는 검을 거두고 카이아의 손을 꼭 잡았다. “넌 나와 함께 여기까지 왔어. 기억해,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말했지? 넌 나의 여정이기도 하다고.”
그 순간, 카이아의 몸에서 어둠이 빠져나가기 시작했고, 정수의 빛이 다시 강하게 빛났다. 카이아는 의식을 되찾았고, 주변의 마법 폭풍도 가라앉기 시작했다.
하지만 평온은 오래가지 않았다. 제단 중앙에서 봉인이 갈라지며, 아르카나스의 형상이 점점 더 또렷해졌다. 그 목소리는 대지를 울릴 정도로 강력했다.
“너희가 나를 막으려 한다면… 그 누구도 무사하지 못하리라.”
엘리아스는 검을 높이 들고 선언했다. “우리는 지키기 위해 싸운다. 아무도 너의 그림자 속에 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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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편 예고:
최종 봉인이 무너지며 아르카나스가 반쯤 깨어난다. 엘리아스는 전설의 방패를 되찾기 위해 고대의 수호성으로 향하고, 카이아는 점차 변화된 자신 안의 힘을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마지막 전투의 그림자가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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